
존경하는 대한일어일문학회 선생님들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코로나19로 세상이 어수선한 즈음, 대한일어일문학회 회원 여러분 두루 평안하신지요.
지난 번 제67회 추계국제학술대회 학회총회에서 새로이 제 14대 회장으로 선출된 류교열입니다. 직접 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입니다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일단 서면으로 인사를 올리게 된 것을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대한일어일문학회는 1991년 창립된 이래 30년 이상 국내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일본연구를 주도해오며, 자타가 인정하는 권위 있는 학회로 성장해 왔습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전임 회장님들과 임원진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력, 무엇보다 회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응원이 그 배경에 있었음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특히 전임 조강희 회장님과 집행부 선생님들께서는 코로나 사태로 초유의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학회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해 오셨고, 연말연시에 걸쳐 업무를 정상적으로 인계해 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2년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학계를 둘러싼 상황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인문학을 향해 존재 의의를 강하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한일관계도 심각하게 동요하면서 한국에서 일본을 공부하는 우리들로 하여금 더욱 깊은 고민을 하게 합니다. 게다가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소들의 활동만이 활발해지는 반면, 자발성에 기초하는 순수 학술단체인 학회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변동의 시기를 맞아 우리 학회도 체제를 재정비하고 장기 비전을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성원 상호 간의 유대와 학문적 교류의 장으로 대한일어일문학회가 건강하게 그 역할을 다할 때, 우리 사회의 일본연구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저와 집행부 임원진은 앞으로 주어진 임기 동안 새로운 방식으로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께서도 다시 한 번 대한일어일문학회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성원해주시기 바랍니다.
부족한 사람이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하지만 1995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한 제가 햇병아리 연구자일 때부터 의지하고 여러 가르침을 받았던 소중한 학회인 만큼, 그동안 받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아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혹시라도 학회 운영에 좋은 방안이나 충고의 말씀이 있으실 때에는 언제라도 기탄없이 말씀해주시면 겸허하게 경청하고 또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회원님들의 건강과 학문적 성취를 기원 드리며, 종식되어 가는 코로나 사태와 함께 직접 뵙고 인사드릴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3월 좋은날
제14대 대한일어일문학회
회장 류교열 올림